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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 행정근로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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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뜬금없이 인사가 났다. 총무쪽 계장님이 한 분 신광으로 가고 내가 그 자리에 앉았다. 내 자리는 대구에서 전입온 주사님이 앉았다.
인수인계를 하러 그 계장님이 와서 이것저것 듣고 감. 인수인계가 개판이라고 사람들이 인터넷에 적는게 이런 느낌인건가 하고 느꼈다. 민원대에서 1년 4개월정도만에 떠나는 건데 총무쪽 일은 처음이라 걱정 투성이.
02
하루종일 막연한 불안감과 우울함에 빠져 지냈다. 인사나면 이 일도 맡을 거니까 미리미리 배워라. 공익 관리좀 해라. 해로우니까 떨어져 앉고 싶다. 등등의 말을 한꺼번에 들으니까 머리에 과부하가 걸림. 어느 시기에 뭘 해야하는지, 그리고 지금 당장 급한거와 급하지 않은 것의 우선순위를 전혀 모르니 책상 밑에 시한폭탄이 있는 듯한...무슨 영화에서 나오는 '애들이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침대 밑에 무서운 괴물이 나올까봐 잠을 못자는' 그런 불안감이 있다. '이 일은 언제쯤 해야 한다'고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이건 별로 안 급하다' '이거 일 별로 없다' '일이 닥치는 대로 하다보면 된다'라는 말만 하니까 속이 막 타들어감...
나는 예전부터 놀림받거나 장난을 당한 적이 많아서 농담삼아 말하는 것이 농담으로 잘 안들리는 성격인데, 다음 정기인사나면 내 업무도 맡아야 한다느니 너 잘하니까 이제 1인 총무팀 되겠다느니 말을 들으면 저게 농담으로 도저히 들리지가 않아 너무 괴롭다. 군대에서도 똑같은 말을 들었는데 전역쯤엔 대대일까지 일부 하는 수준이 되었고 게임쪽 글 쓸때도 나중에는 내가 수습할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까지 일이 많아지는 그런 경험이 있다보니 저게 그냥 던지는 말로 안 들린다. 게다가 민원에서도 말이 업무분장이지 내가 아예 건드리지도 않은 이륜차 빼고 이상한 민원은 분야 안가리고 다 나에게 들어왔는데... 미리미리 내 업무분장 아닌 다른 업무도 배워놔라고 하니 그냥 업무분장 자체를 못믿겠음; 그럴 일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언젠가 인사가 나서 다 빠지고 내가 모든 걸 맡는 상황이 오는 것 아닌가 하는 정신나간 상상을 계속 하게 된다.
더 써봤자 우울해지기만 할테니 잘란다. 오늘 퇴근할때는 버스안에서 청승맞게 울뻔했음. 다 내가 모지리 찐따라서 생기는 일이니 커피 열라게 마셔가면서 버텨야지. 죽지 말자.
03
이것저것 수습을 한 날이다.
* 공공근로일지를 써야 한다는거 왜 안알려준거야...바로 씀. 계장님이 너무 똑같은 내용 복붙하지 말자고...
* 명함광고지 수거보상제 3월분 보상비 품의절차 완료. 이제 뒤쪽 명함 갈아도 될듯. 하는 김에 4월에 3000장 들고온사람 신청서도 말들어놨음. 이 사람 3월에도 뭘 냈던데 민증 복사한걸 내가 못찾아서 온 서류를 다 찾았다;
* 사회복무포털 정리 중. 일단 두 사람 편성표만 정리했다. 연가랑 교육 등등은 내일부터.
* 현수막(4만원) 서류도착. 이거 금요일날 하는걸로.
06
서울을 친구랑 둘이서 여행. 예약을 1달 전에 했는데 하필이면 2일 전 강원도에 엄청난 규모의...국가재난규모의 산불이 터져서 금요일 1/4, 주말 1/2 비상근무가 걸렸다. 숙소와 KTX 가격이 아까워서 결국은 일요일 새벽에 오기로 하고 서울 올라옴.
올라와서는 친구가 친구의 친구를 만나고, 나도 친구를 만나고 돌아왔다. 원래는 벚꽃놀이가 목적이었는데 벚꽃을 저번주에 보기도 했고 하필 또 서울에 비가 찔끔찔끔 내려서 깔끔하게 포기. 북촌의 한옥호텔을 갔는데, 원체 건물이 오래되어서 온수가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나머지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음. 친구와 맥주 한잔 깡으로 마시고 취침.
07
서울 호텔에서 7시 기상. 씻고 후다닥 서울역으로 와서 KTX 타고 귀환. 집으로 안 가고 바로 동사무소로 출근. 오늘 동사무소 전기차를 처음 몰아봤다. 충전도 어찌어찌 익힘. 나중에 다시 물어볼듯. 공공근로 예산 계산한다고 나머지 시간 다 보내고, 약간 남는 시간엔 명함 갈다가 하루 끗. 중간에 산불 주사님 따라서 등산도 하고 다른 동네도 가고 하면서 하루 보냈다.
13
4월 1일 업무가 바뀐 이후로 초반 며칠간은 멘탈이 살짝 맛이 간 상태였는데 하나하나 할 수 있는 것을 쳐내면서 멘탈을 회복하고 있는 중. 전에 하시던 분이 '별거 없제?'라고 말하면서 덮어둔 일을 하나하나 꺼내가면서 들추고 있다. 일을 만드는 건 아니고 안 했었던 것들을 진행한다고 할까...예를 들어서 민방위 교육 면제작업 같은 것들.
* 사실은 제일 스트레스가 '내 일 말고 다른것도 미리미리 배워놔야 한다'는 유언+무언의 압박들인데, 이것만큼은 적응이 안 된다. 사실 순환보직 제도 자체도 그렇게 마음에 들어하진 않지만, 그것보다도 내 업무에 대해서 1인분의 역할이 안 되는 상태에서 자꾸 '나중에 인사나면 나 떠나니까 (=니가 이 일을 맡을거니까) 미리미리 이것저것 배워놔라'는 멘트가 너무 싫다. 무슨 인사나면 총무계에 나  한명만 남아 전부 다 할것처럼 말을 하니...너무 과대평가하시는거 가튼데여(머쓱)
* 동네 안의 (상점) 공실을 전수조사하라고 해서 동네를 말 그대로 한바퀴 걸었었다. 차로 댕기면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니 기록도 힘들고 해서 그냥 한바퀴 다 돌았다. 주변 시세도 적어오라길래 무가지랑 공인중개사 광고보고 적당히... 주말에는 산불 대기하면서 관용전기차도 몰아봤는데 마지막에 주차하다가 사람 칠뻔;;; 주차가 너무 어렵다;
* 나는 가만히 앉아 있는데 뭔가가 일어나는 건 민원이랑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음. 차이라면 민원대는 매뉴얼을 많이 읽어야 해결이 쉽고, 여기 이 자리는 '이전 공문'을 많이 읽어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는 정도. '가장 처음 전임자의 생산+접수문서를 읽어보라'는 조언이 진짜였다.
* 토요일부터 목이 살짝살짝 따가웠는데 화요일날 비맞으면서 공실조사한다고 돌아다녔더니 몸 전체가 맛이 가버려서 올해 첫 연가를 냈다. 동사무소 근처 병원에서 처방을 갔더니 약에 무슨 수면제라도 탔는데 계속 병든 병아리처럼 뻗어서 지냈다. 연가낸 날은 넷플릭스 보면서 계속 자다깨다 반복하면서 보냈다. 미국맛이 느껴지는 애니메이션을 주로 보는 중인데 '힐다'가 특히 재미있었다. 다음 시즌 안나오려나... 그러고보니 요즘 얼굴이 핼쑥해졌다는 말 자주 들음;;;
16
대구에서 에너지바우처 교육이 오후에 있었다. 어차피 어제 대기라서 출근했는데 다른 분들은 왜 출근했냐고; 관내출장이랑 관외출장을 따로 올려야 된다는 거랑 시간 지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걸 배웠다.
다 듣고 느낀 점은...일단 사통망 권한부터 뚫어야겠구나 정도. 더 있는데 정책 관련 사안이니 굳이 적을 필요는 없을듯. 왔다갔다는 전부 KTX로. 오는 길에 문구점에서 이것저것 8000원어치 샀다.
신규교육간 친구는 오후동안 동영상 편집을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자기 조가 1등했다고. 근데 너무 힘들어서 술 안 마시고 그냥 빨리 잤으면 좋겠다네...내가 작년에 그런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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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회계주사님이 인건비 보수총액 알려달라고 해서 처리. 이거말고는 아주 급한 일이 없었다. 공익 1명 제복 맞추라 그래서 당사자에게 알려줬고 유고사항도 입력 완료. 다음주에 실태점검 있을 거라네. 남은 시간은 모두 예전 서류들 정리에 씀. 2013년 서류도 나오고 그러더라. 모두 파기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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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많이 처리했다. 사실 원래 오늘 하려던건 공익 일일복무표 정리였는데 하려던건 못하고 이상한 것만...오전에 정당 정책광고 현수막 철거해달라는 국민신문고가 들어와서 공부좀 하니까 집회 관련 내용이 아닌 이상 옥외광고물법에 걸린다네. 그래서 일단 철거조치.현수막은 정당에서 달라고 할까봐 보관중.
공공근로 작업일지 어제 일자까지 작성. 어제 못했던 가스시설 정비대상자 명단 상신 완료. 공공근로랑 현수막철거작업자 출석부 전부 다 뽑아서 도장 다 찍음.
사통망은 절차가 다른 사이트보다 복잡하더라. 게다가 개인정보교육 수료를 해야 열어준다는데 그게 3시간짜리라...오후랑 저녁에는 계속 그거만 보고 있었다. 야근하면서는 1~3월 명함 중 못갈았던 약 2만장을 한꺼번에 다 갈아버렸음. 속이 다 시원하다.
22
근무평정 작성을 화요일까지 하라 그래서 내 꺼랑 지금 신규교육간 주사님꺼랑 2인분을 다 했다. 어쩌다보니 내가 적어야 해서...
사회복무요원 실태조사를 위한 자료를 구청에 내려고 갔는데 하필이면 담당 주사님이 어제 당직이어서 오늘 안나온다고...다시 서류만 챙겨서 빠꾸. 새마을과 가서 현수막 철거용 막대(2m)받아옴.
저녁에는 행정사무감사 서류제출 완료.
23
오전부터 경로당 잔치가 있다고 해서 의자랑 테이블 세팅하러 감. 창고에서 테이블 10개랑 의자 70개쯤 빼서 경로당에 세팅. 계장님이 그늘막도 쳐야할것 같다 그래서 끈도 기둥에 묵고 하니까 10시. 이건 오후에 전부 철거.
경로당 갔다와서 다시 구청행. 어제 못냈던 사회복무요원 실태조사 자료 제출. 숙제검사는 통과한듯. 그 다음에 밑층 내려가서 현수막제거막대 칼날(만) 가져왔다.
오후에 메일로 기간제 근로자 현황 제출하래서 보내기 완료. 공공근로일지 작성 끝. 남은시간동안 민방위 교육면제작업 하다가 6시 다되어서 메일로 투표소별 인구 파악좀 해달라 그래서 강제 야근. 7시 조금 넘어서 완료한뒤 귀가.
집에 왔더니 내 방의 TV아답터가 맛이 가버렸다. 컴터로 건전 좀 하고 있는데 엄마가 끄라고 해서 클리어 직전 종료. 잘때 계속 생각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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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통으로 출장내고 교육받으러. 안동의 신경북도청까지 내가 몰고 갔다. 아직은 선탑없이 혼자가긴 불안해서 아빠가 옆에서 앉아서 같이 갔다. 2시간 넘게 안 쉬고 몰고가니까 지치더라. 도청 안에서 모였다가 지하2층 벙커?까지 내려서 교육듣고 다서 올라와서 기계좀 만지고 집에 왔다. 올 때는 비가 와서 아빠가 운전.
26
오늘 총무팀에서 2명 동시 휴가. 그런 것에 비교하면 아주 큰 일은 없었다. 아마 다음주가 바쁠듯.
수거보상금 도장 안찍고 한것들 전부 처리 완료. 전에 하던 계장님이 (나와는 달리) 자꾸 왔다갔다하니깐 아예 25~26일에 오라고 해놨었나 보다. 그래서 동네 일수쪽지 모으는 할매들이 전부 오늘 다 왔음. 그 전에 왔던 사람들 도장도 다 받았다.
어제 민방위경보장치 교육을 갔다와서 옥상 사이렌장치 컨테이너 열어봄. 간 김에 이번달에 안했다는 정기점검까지 완료. 구청에 공익때매 전화를 걸었는데 어제 해던 감사에서 뭐가 걸렸다네...그거 누르는지도 몰랐는데;;; 일단은 걸렸다니 어쩔 수가 없다;
수거보상제관련 공문이랑 시장 공중화장실 공문이랑 이것저것 써놨는데 결재는 월요일 받을 예정. 하반기 공공근로 요구서도 다시 내라네. 이것도 다음주 계장님한테 말해보고 결정하기.
27
뭔가 간만에 하루 혼자서 쉬는 듯한 느낌이다. 15시까지 늘어지게 자다가 겨우 일어나서 동네 한바퀴 돌았음. 영일대에서 두호동 뺑 도는 느낌으로. 마지막에는 포항문구센터 가서 타이머랑 볼펜 구입. 나는 스트레스를 전부 문구 구입으로 푸는듯한;
점심은 가족끼리 짜장+짬뽕+울면. 저녁은 된장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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